미술교사가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스토리 벽화를 촬영 후 대화형식의
스토리를 입혀 제출한 작품이 최우수로 선정됐다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스크린 투어 최우수작이 선정됐다
달동네에 이야기가 있는거리
화투 치는 법을 몰라 경로당에 못 가셔 늘 혼자 계신 할머니의 집 담벼락에는
뻥 뚫린 동해의 일출을 담아드렸다.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르느라 몇 번이고 쉬었다 가야하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뱃일을 하셨던 할아버지의 집 벽에는 가로등 불빛보다
훤한 집어 등나무 빛을 밝혀주었다.
사라진 논골 상회, 화려했던 묵호의 밤거리, 머리에 큰 짐을 인 원더우먼 아주머니,
빨래 널 듯 빨랫줄에 걸린 명태와 오징어 등…. 묵호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이 담벼락과 집 벽에 아로새겨진 논골담길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묵호등대를 오르는 논골담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실시하는 ‘지방문화원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일환으로 동해문화원이
추진해온 ‘논골담길 프로젝트’ 가 마무리 되면서 새로운 벽화길로 재탄생됐다.
논골담길에는 매일 새벽 명태와 오징어를 가득 실어 나르는 어선들로 활기를 띄었던
묵호항을 배경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가 재밌는 벽화로 그려졌다.
빨래줄에 걸린 빨래처럼 바람에 팔랑이는 오징어들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촘촘히 정렬 맞춰 널려있는 오징어들은 마치 출동을 기다리는 오징어군단인 듯 보인다.
원래 제목은 ‘오징어 날다’ 인데 어떤 이는 오징어 커텐이라고도 한다는데 과연 그런듯 싶어 슬며시 웃음이 났다.
논골은 30년 전만해도 명태와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대표적인 항구마을이었다.
허나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2만 여명에 달하던 묵호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고 현재는 4000여명만이 남아있다.
때문에 북적북적 대던 논골마을은 급속도로 위축됐고 썰렁한 동네로 전락한 지 오래.
이에 동해문화원은 마을에 온기를 불어넣고자 문화체육관광부에 ‘묵호등대담화(談畵)마을
논골담길’ 사업을 신청했다.
문화원은 논골마을 어르신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들이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바탕으로
지난 8월부터는 골목길과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대생 출신들로 구성된 ‘공공미술 공동체 마주보기’ 회원들이 스케치하고 채색은 60~70대의
마을 어르신들이 맡았다. 그러다 드디어, 논골마을의 벽화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다시 비탈길을 오른다. 흡사 ‘원더우먼’을 연상케 하는 벽화가 눈길을 끈다.
자기 몸 만한 짐을 머리에 이고 오르는 아주머니의 모습은 벽화의 제목 그대로 원더우먼과 다름없다.
‘찰칵찰칵’ 사진을 찍다보니 벽화 속 원더우먼과 많이도 닮으신 아주머니가 아이를 등에
업은 채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는 모습이 우연찮게 피사체로 잡힌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너니 수줍은 듯 미소를 지으시더니 종종 걸음으로 사라져버린다.
그렇다. 그 길이 우리들에게는 그저 예쁜 피사체 중 하나이겠지만,
그들에게는 힘들고 고된 ‘삶의 길’ 일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뽀빠이도 그려져 있다.
뽀빠이처럼 힘내시라고 할아버지에게 선물한 그림인데, 주인할아버지는 어디로 가시고
허물어진 담벼락에 벽화만 덩그라니 남아있는 걸까.
‘신발은 집 쪽으로’라는 제목의 벽화도 있다.
묵호에서 뱃일을 하던 사람들의 부인들은 남편이 뱃일을 나갈 때면 무사히 돌아오시라는
뜻에서 신던 신발을 집 쪽으로 놓았다고 한다.
바다로 나간 남편을 그리는 애틋한 아내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짠해진다.
‘오징어배’ 라는 제목의 벽화는 옛날 남편분이 뱃일을 하셨다던 할머니의 집에 그린 배 이미지인데 거친
바다를 뚫고 뱃일을 하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채 녹지 않은 눈은 그림과 바로 이어져 부서질듯 달려드는 거센 파도 같아보였다.
촬영장소:2011년12월19일
촬영장소:강원도 동해시 묵호동 간2번지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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