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는 이야기/목조 이야기

목재의 건조수축과 변형

재누리 2012. 5. 3. 21:59

1) 건조수축과 변형
 
목재는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세포막 내에 흡수된 것과 세포 사이
에 흡수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목재가 건조할 때에는 세포간극
수가 먼저 증발한 다음에 세포 내의 수분이 증발하게 된다.
세포간극수만 완전히 증발한 상태를 섬유포화점(纖維飽和點,fiber
saturation point)이라 하고 이 때의 함수율은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 정도라고 한다. 목재는 섬유포화점에 달할 때까지는 수축
이 생기지 않고 강도도 변하지 않는다.   
목재를 자연 건조시키면 공기의 습도와 평형될 때까지 건조하여 함
수율은 12-15%정도로 된다. 이 때의 상태를 기건상태(氣乾狀態, air
dride condition)라 하며, 건조 수축이 정지되는 이상적인 상태가 된
다. 생나무의 함수율은 완전건조 목재의 중량비로 60-150%정도이
다. 건축용 목재의 함수율은 구조재는 18-24%, 보통 20%이고, 수
장재는 15-20%, 보통 18%, 창호재 및 가구재는 13-15% 정도로 하
고 있다. 구조재의 함수율은 크게 잡는 것은 잘 건조된 목재는 구하
기 어렵고 건설기간 중의 건조를 고려하여 3-6% 늘려 잡은 것이다.
건축에서 사용하는 목재는 대체적으로 함수율이 섬유포화점과 기건
상태의 중간 정도의 재료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 영역에서 목
재의 수축이 활발히 일어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된다. 단순
한 수축 뿐만 아니라 균열과 뒤틀리는 현상이 동반되기 십상이다.
건물이 조립된 후 서서히 건조되면서 목재의 표면이 갈라지는 현상
과 수축으로 인해 목재간의 맞춤부분이 이완되는 것과 뒤틀리는 현
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한옥을 많이 접해 본 사람은 그와 같은
현상을 당연히하면서 변형을 최소화 시키려는 방법을 강구하지만
확실한 방법은 아직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콘크리트조와 조적조 등의 현대적 건물에서 인공건조된 목재로
잘 치장된 미려한 건물을 보다가 한옥의 목조변형 상태를 접하게 되면
부실공사로 단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옥의 생산 과정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과거에는 건물을 지으려면 목재 마련에서부터 준공까지는 삼 년
이상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므로 건물의 조립 시에는 상당한 수준으로
건조되어 있어 변형이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상당한 수준으로 건조되어 있어 작업에 착수하여 한옥
한 채를 짓는데 일년 이내의 기간을 잡고 있다.
 
 
공사가 발주되면 즉시로 목재를 구입해 치목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으며, 또한 제
재소에서 종류별로 기성 상품화 된 제재목을 반입하게 된다.
과거에는 원목을 치목하면서 구조재, 판재, 각재 등을 적절히 헤아려가며 건축현장에
서 켜내므로 용처에 따라 면밀한 선택이 이루어졌다.
그러던 것이 판재로 제재된 널판을 반입하여 치목하면서 목재의 겉과 안쪽을 구분 하
지 않고 치목한다. 숙련된 목수라면 당연히 헤아려 지켜야 할 사항이지만 일당으로 품
삯을 받고, 빨리 끝내고 또 다른 현장으로 가서 일하여 부지런히 벌어야 한다는 상업
주의 개념이 고착되면서 능률을 올리는 쪽은 연구하지만 건물의 품질을 높이려는 노
력은 등한시되고, 오래 유지되어온 도제 관계도 흐트러지면서 오랜 경험에 의한 기술
의 학습체계도 사라져 간다. 목재를 다룰 줄 알면 목수라고 하지만 올바른 건물로 만
들려는 목수는 드물게 되어간다. 한옥의 건축생산이 단절되지도 않았건만 도목수를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이와 같은 일반
적 정황으로 보더라도 과거보다 근래에 신축하는 목조 건축의 건조 변형이 심각한 상
태임을 알 수 있다.
건조변형의 상세한 특성은 후술하는 바이지만 여기서는 개념적인 것을 점검하여 본
다. 목재의 길이방향, 즉 섬유방향은 건조시의 수축율이 작지만 섬유직각방향의 수축
율은 크다. 또한 나이테 중심부를 제재한 널재는 나이테의 선이 가지런하게 나타나므
로 바른결재라 하고 나이테에 접선방향으로 제재된 널재는 일반적인 판재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나무 결이 마치 비늘이 이어진 듯이 보이는데 이와 같은 재를 널결재
라고 한다.      

                                  나이테 및 널재의 구분


  (바른결재의 변형 전 )   

   (바른결재의 변형 후) : 바른결재의 변형 a 크기가 축소되고 형태변화는 거의 없다.
 
   (널결재의 변형 전 )      

  (널결재의 변형 후) : 널결재의 변형 a 크기가 축소되고 나이테의 중심점 방향으로 배가 나오듯 휘어진다

널결재의 건조과정으로 변형된 모습 (나이테 중심방향으로 배가 나오듯 휘어진다)
 - 나이테의 중심점을 지면으로 향해 조립한 마루널의 변형상태
 
  - 나이테의 중심을 하늘로 향해 조립한 마룻널의 변형상태

위의 두 사진은 널결재를 사용한 결과이다. 이와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바른결재(곧은결재;판재의
직각방향(또는 섬유질의 직각방향)으로 나이테가 형성되어야 함 )를 사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부득이 그런 재료를 구하기 어려울 때엔 나이테의 중심이 하늘을 향하도록 마룻널을 조립하여야 좋다.
이유는 위의 사진에서 판별이 되듯이 솟아오른 가운데를 깍아내는 것과 가라앉은 것 중 어느것이 평활하게
대패질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판단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
 
       널결재의 변형원리에 따라 마루를 깔 때에는 나이테의 중심점이 윗면을 향하도
       록 해야 후에 솟아오른 가운데 부분을 대패질 하여 수평을 맞출 수 있다. 위 사진
       은 나무의 성질을 잘 모르는 목수가 시공한 결과로 가운데가 오히려 아래쪽으로
       가라앉았다. 이럴 경우 수평잡기가 곤란하다.